대기업에 다닌다는 것
나는 이름 있고 업력이 오래된 대기업에 재직 중이다.
재미는 없지만 안정적인 회사이다.
수익이 날 수밖에 없는 구조, BM으로 인해 직원 한 명 한 명이 고군분투하지 않아도 이 회사는 망하지 않는다.
내가 열심히 일하지 않아도, 심지어 당장 없어진다 해도 회사에는 큰 문제가 없고 직원들은 월급을 받을 수 있다.
그것이 대기업이 가진 장점이다.
그리고 월급.. 생각보다 많이 준다.
세금 떼이는 게 무서울 정도지만, 어린 나이에 또래와 비교했을 때 많은 월급을 받아 보았다.
코로나19가 극심했던 시기, 정부에서 전 국민에게 재난지원금을 준 적이 있다.
전 국민이라고 하지만 하위 88%에게 지급했던 지원금이었다.
우리 회사 직원들은 재난지원금을 받지 못했다. 심지어 신입사원들까지도.
소득이 상위 12% 내에 든다는 이야기이다.
대기업보다 요즘은 사업하는 게 낫지 않아요?
요즘 프리랜서나 1인 사업을 하면서 '월 천만 원'을 벌었다는 캐치프레이즈를 내걸며 자신을 홍보하는 사람들이 많다.
그러나 그들이 1년 내내 월 천만 원을 벌었을까? 그들의 연봉은 1억 2천만 원일까?
(매출액 기준인가? 세금은 얼마나 떼였을까? 세후 소득은 얼마일까?)
그들은 그런 소득을 1년, 3년, 5년, 10년 동안 지속할 수 있을까?
'월 천만 원'이라는 문구는 매우 자극적이다. (나도 솔깃)
하지만 "'월 천만 원'을 3년 동안 유지했다, 5년 동안 유지했다, 나의 연봉은 매년 20%씩 상승 중이다."라고 말하는 사람은 정말 극소수이다.
왜냐하면 그들도 아직 모르기 때문이다.
사업을 하는 사람들은 (어느정도 궤도에 이른 게 아닌 이상) 자신의 미래에 대해서 장담할 수 없다.
이번 달은 '월 천만 원'을 벌었지만, 다음 달은 쪽박을 쳐서 '월 백만 원'밖에 못 벌 수도 있다.
5개월 동안 밤낮없이 하루에 12시간씩 일하면서 '월 천만 원'을 유지했지만, 나머지 7개월 동안은 '월 백만 원'밖에 벌지 못했다면,
그 사람은 연봉은 고작 5,700만원이다.
(세금 떼이면 실수령액 ㅠㅠ)
만약 내가 지금 5개월 동안 12시간씩 일해서 야근 수당 챙기고, 나머지 7개월 동안은 여유 있게 칼퇴근하는 삶을 1년 동안 살아본다면,
내 원천징수는 1억 가까이 찍힐 것이다.
(나보다 연차가 높은 사람이라면 1억을 쉽게 넘길 것이다.)
'월 천만원'은 중요하지 않다. 중요한 것은 그러한 높은 소득을 언제까지 유지할 수 있느냐이다.
물론 대기업 직장인과 사업가/프리랜서를 이런 단순한 수치로 비교해서는 안된다.
금전적인 부분이 아니어도 직장인과 비교했을 때 사업가/프리랜서의 장점은 많다.
[사업가/프리랜서의 장점]
내가 원하는 일을 할 수 있다.
내가 (직장인일 때보다) 더 주체적으로 일할 수 있다.
해외에 나가서 자유롭게 디지털 노마드로 일하는 것이 가능하다.
장소/시간이 구애받지 않고 내 시간을 마음대로 운용할 수 있다.
내가 사장이다.
눈치 봐야 할 사람이 클라이언트 말고 없다. 등등
그러나 누군가는 사업가/프리랜서가 가지는 장점보다 대기업이 주는 안정성에 더 매료될 수도 있다.
안정적인 회사를 다니는 직장인이 가질 수 있는 장점은 무엇이 있을까?
[대기업 직장인의 장점]
모두가 쉬는 공휴일에 쉴 수 있다.
내가 굳이 열심히 일하지 않아도 월급은 제때 나온다.
회사에서 어린이집을 운영한다.
치료비 지원을 해주어서 병원비를 절약할 수 있다.
매년 건강검진 비용도 제공해 주고 월급 외로 받는 복지 혜택이 많다.
쉬고 싶을 때 연차를 내고 쉴 수 있다. (해외여행도 가능)
퇴근 이후의 시간/주말은 편하게 쉴 수 있다. 등등
이것이 많은 사람들이 대기업을 가고 싶어 하는 이유이다.
미래에 대한 불투명성과 불안감 때문에, 그리고 항상 치열하게 일하며 살아야 한다는 부담감 때문에, 사람들은 개인 사업을 하기보다는 안정적인 직장에 소속되고 싶어 하며 더 많은 월급을 받기를 바란다.
저도 대기업에 갈 수 있나요?
하지만 대기업을 가고 싶은 사람들은 모두 갈 수 있는가?
아니다.
취준생 수와 매년 대기업 신입사원 채용수를 비교해 보자면, '바늘구멍 뚫기'라는 말이 저절로 생각날 것이다.
더군다나 갓 대학을 졸업한 쌩신입 친구들은 현재 다니고 있는 회사에 만족하지 못하고 대기업 취직을 노리고 있는 중고신입들과도 경쟁해야 한다.
기업들은 직무 관련 경험이 있는 사람을 좋아한다는데, 쌩 신입들은 대체 어디서 경험과 경력을 쌓아야 할까?
모두가 다 중고신입이 되라는 이야기인가?
많은 취준생들이 대기업에 지원을 하고 탈락하는 과정을 겪으면서 불안감에 휩싸이기도 하고 좌절감과 우울감을 느끼게 된다.
나 역시도 그런 시간들을 거쳐 왔다.
곧 졸업할 예정인 대학교 4학년 학생이 대체 어디 가서 직무 관련 경력을 쌓을 수 있는 것이며, 철학과를 졸업한 나는 대체 어떻게 직무 관련 경험을 어필해야 하는 것인가?
결론적으로 말하자면, 나는 대단한 경험과 스펙이 없는 상태에서도 자소서를 잘 써서 여러 대기업에 서류 합격을 했었다.
그리고 여러 기업에 서류 합격을 한 경험을 기반으로 나의 강점은 무엇이고, 부족한 점은 무엇인지 냉정하게 분석했다.
그리고 그 부분만 보충하여 대기업에 최종 합격까지 할 수 있었다.
내가 해봤으니, 다른 사람들도 하면 될 것이라고 믿는다.
게다가 나는 철학과 단일전공으로 졸업했을뿐더러(복수전공 X), 취업 준비를 늦게 시작한 탓에 그럴듯한 공모전, 대외활동 경험도 없었다. 그보다는 책 읽고 글 쓰고 수업을 듣는 것이 더 좋았기 때문에 그러한 활동들에 크게 관심을 가지지도 않았다.
이러한 나도 합격을 했는데, 나보다 더 좋은 스펙과 풍부한 경험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은 약간의 도움만 있다면 충분히 합격할 수 있지 않을까?
내가 대기업에 합격할 수 있었던 이유는 크게 3가지가 있다.
① 자소서 분석 및 글쓰기 능력
② 스토리텔링과 퍼스널 브랜딩 능력
③ 무기력 극복과 철저한 자기 분석
앞으로 이 3가지를 중점으로 대기업에 갈 수 있는 방법에 대해 자세히 설명해 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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