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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전공생이 말하는 IT | 디자인 이야기

컴퓨터 과학과 교수님이 말씀하시는 AI의 과거, 현재, 그리고 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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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특강을 듣기 위해 무더위를 뚫고 학교에 다녀왔다.

오늘 강의자는 연세대학교 컴퓨터과학과 소속 김선주 교수님이셨다.

특강 제목은 무려 "AI : 과거, 현재, 그리고 미래" 였다.

요즘 가장 핫한 키워드 중 하나인 AI에 대한 강의, 그것도 연세대학교 우수연구자인 교수님이 진행하시는 강의를 들을 수 있다는 것은

좋은 기회임이 분명했다. 

 

 

 

AI의 과거 : AI 유행은 이번이 3번째이다.

 

개인적으로 오늘 들은 이야기 중 가장 흥미로웠던 것은 'AI의 과거' 파트였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과거' 혹은 '미래'에 가장 큰 흥미를 느낄지 모르겠으나..

나는 철학과 베이스라서 그런지 다른 사람과 관점이 다른 듯하다. 

 

AI의 현재는 나도 어느 정도 잘 알고 있다. 

당연하지 않은가?

모든 사람들이 피부로 느끼고 있을 것이다. 

매일 뉴스에서는 AI와 관련된 기사가 쏟아져 나오고 있고,

오픈 AI의 챗GPT든 구글의 바드든 MS의 빙챗이든 궁금하면 직접 써보면 된다. 

직접 사용해보면 좋은지 안 좋은지는 본인이 판단할 수 있을 것이다. 

 

그렇다면 AI의 미래는 어떠한가?

학자나 전문가들은 당연히 일반인들보다 관련 지식이 많고 양질의 인사이트를 제공할 수 있지만, 그렇다고 해서 그들이 점쟁이는 아니다. 

교수님 또한 일반인들보다 훨씬 더 많은 지식을 가지고 계시지만, 그분이 예측하는 미래가 100% 정답이라고 장담할 수 없다. 

미래는 그 누구도 예측할 수 없다. 

(당연히 교수님도 그러한 부분을 인지하고 계셨고 본인이 생각하시는 한국 AI가 발전해 나가야 할 방향에 대해 짧게 말씀해 주셨는데 굉장한 인사이트를 얻었다.) 

 

그렇기 때문에 나는 이런 류의 강의를 들을 때, 현재 or 미래보다 과거 이야기를 더 흥미롭게 듣는 편이다. 

 


 

연일 뉴스에서는 AI 기술력이 어디까지 발전했는가 또는 너무 뛰어나서 인간을 위협할 수도 있을 것이라는 전망에 대해 말하고 있다. 

하지만 AI 기술 발전의 흐름과 역사를 알고 있는 교수님은 담담하게 '이런 일이 처음이 아니다.' 라는 이야기를 해주셨다. 

 

현재의 AI 기술을 알기 위해서는 딥러닝, 신경망, 그리고 CNN(Convolutional Neural Network)에 대해 이해하고 있어야 한다.

CNN은 딥러닝을 위한 네트워크 아키텍처이며 인간의 신경구조를 모사하여 만든 것이다.

현재 AI 기술 중 시각적 이미지 분석에 일반적으로 적용되고 있다고 한다. 

하지만 이 개념은 혜성처럼 등장한 것이 아니다. 

 

1950년대 이미 perceptron이라는 개념이 소개되었었고 기대와 실망을 반복하면서 발전한 것이 지금의 AI 기술이 된 것이라고 한다. 

그리고 1980년대 후반~1990년대에도 AI 열풍이 잠깐 있었다고 한다.

하지만 과거에는 컴퓨팅 시스템의 성능이 좋지 않았기 때문에 (=컴퓨터가 꾸지다, 느리다는 뜻) 

인공신경망을 활용한 AI 기술이 지금만큼 빛을 발하지 못했던 것이라고 한다.

 

머신러닝, 딥러닝의 대부로 알려진 제프리 힌튼 교수님이 2000년대에 이르러 하드웨어의 발전과 함께 대대적으로 성능이 개선된 인공신경망 알고리즘을 알리고자 CNN, 딥러닝과 같은 이름을 앞세워 이 모델을 '재발견'한 것에 가깝다는 설명이다. 

 

이미 AI 관련된 2번의 wave가 왔다 갔고 올해 챗GPT라는 초거대 언어 모델과 함께 AI의 세 번째 봄이 찾아왔다는 것이다. 

이런 이야기를 들으면서 역시 과거를 아는 것은 중요하다는 점을 깨달았다. 

이러한 흐름을 이해하고 있는 교수님의 입장에서는 AI에 대한 과도한 기대 혹은 우려에 회의적인 입장을 취하실 수밖에 없는 듯하다.  

몇십 년 전부터 이미 알려져 있던 기술이 이제야 조금 빛을 발했을 뿐인 것이다. 

 

아 물론, 기대는 좋은 것이다. 단지 교수님은 현재의 챗GPT는 그 기술이 놀라울 정도이나 아직 실생활에 혁신적인 영향은 미치지 못하고 있고, 사람들의 생활방식 자체를 바꿔놓을 수 있는 AI 기술이 결합된 '제품/서비스'가 탄생해야지만, 지금 맞이하고 있는 봄이 오래 지속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셨다. 

나 또한 지난번 MS 빙챗, 구글 바드를 분석하면서 언급했듯이, 이러한 놀라운 기술이 기존의 것들과 적절하게 융화되어 사람들에게 실질적으로 도움을 줄 수 있는 '서비스'가 만들어져야 의미가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AI의 현재 : 결국 가진 자들이 더 가지는 세상?

 

또 한 가지 흥미로운 인사이트를 얻었다. 

요새 대기업들이 너도 나도 챗GPT와 같은 초거대 언어모델을 만드려고 한다는 기사를 많이 접했을 것이다. 

 

그런데 챗GPT를 한 번 트레이닝하는데 몇 십조 이상의 엄청난 비용이 들어간다고 한다. 

컴퓨터를 실행시키는데 발생하는 전기세, 학습과정에서 인간이 개입하는 리소스 등등

(요즘과 같은 탄소 중립 시대에 이렇게 전기를 잡아먹는 기술을 개발하는 것이 어불성설 아닌가 싶기도)

 

기술적으로 본다면 이제 챗GPT 같은 모델은 누구나 만들 수 있다고 한다. 

그러나 엄청난 비용이 들어가는 일이기 때문에, 누가 그 비용을 감당할 수 있는 만큼의 자본을 가지고 있느냐가 문제가 된 것이다. 

현재 초거대 언어모델을 개발하고 있는 기업들..

오픈 AI, 구글, MS, 메타 등 전부 자본력을 가지고 있는 대기업이다.

국내 사례를 살펴보아도 네이버, 카카오, SK, LG 등 내로라하는 대기업들만이 초거대 언어모델을 개발하고 있다. 

 

이러한 이야기를 들으면서 '결국 돈을 가지고 있는 자들이 돈을 더 벌게 되겠구나.' 라는 생각이 들었다. 

혹자들은 'AI 기술을 누구나 사용할 수 있다, 이제 누구나 전문 지식을 쉽게 찾을 수 있는 세상이 왔다.' 라고 평등을 주창하지만, 

AI 기술을 개발하고 제공하는 플랫폼 회사들은 이미 엄청난 부를 축적하고 온라인 플랫폼을 독과점하고 있는 미국 글로벌 테크기업들이다. 

이들이 또 AI 시장에 뛰어들어 AI 기술을 독과점하는 것과 무엇이 다른가? 

개인은 초거대 언어모델을 만들 수 있는 능력과 지식이 있지만, 초거대 언어모델을 만들기 위해 데이터를 학습시킬 자본이 없다. 

대기업들만이 자본력을 앞세워 할 수 있는 일인 것이다. 

그렇다면 결국 개인들은 대기업이 제공하는 플랫폼에 종속될 수밖에 없다. 

그 플랫폼을 설사 무료로 이용할 수 있다고 한들, 우리는 그 영향력에서 벗어날 수 없는 삶을 살게 되는 것이다.

 

 

 

AI의 미래 : 대한민국의 AI 기술력 및 미래대응

 

김선주 교수님은 한국의 AI 미래를 위해 3가지 방향성을 제시해 주셨다.

 


 

1️⃣ 첫 번째, 결국 AI는 모델이다. AI는 그 자체로 서비스가 아니고 다른 필드에서 잘 쓰이는 도구가 되어야 한다. 

예를 들면 AI + 금융, AI + 의료가 대표적일 것이다. 

 

 

 

2️⃣ 두 번째는 AI 연구기관의 필요성이다. 제대로 된 리서치 조직이 있어야 크게 발전할 수 있다.

AI 연구 관련하여 이미 1등인 미국과의 격차가 너무 크다.

이미 기울어진 운동장이라는 것이다. 

국내에서는 네이버/카카오가 대단한 기업인 것 같지만, 글로벌 기업과 비교한다면 턱없는 수준이다. 

사실 AI 분야뿐만 아니라 반도체나 디스플레이를 제외하고 한국이 가지고 있는 고질적인 문제이기도 하다. 

 

국내에서는 AI와 같은 신기술을 제대로 연구하고 활용할 만한 기회 자체가 많이 없다.

만약 한국에서 자체적으로 불가하다면 글로벌 회사의 한국 지사라도 만들어야 한다. 

그렇지 않다면 국내에서 우수한 인재들은 전부 해외로 나가게 될 것이며,

한국의 기술력과 위상은 점점 낮아질 수밖에 없다. 

 

교수님이 말씀하시기로는, 중국이 신기술 관련하여 이렇게 빠른 속도로 미국을 따라잡을 수 있었던 이유가

20년 전 마이크로소프트 리서치 아시아가 중국 베이징에 생겼기 때문이라고 한다. 

그래서 AI 분야에 유명한 전문가들 중에 젊은 중국인들이 많으며, 그들이 전부 마이크로소프트 리서치 아시아 출신이라고 한다. 

현재 우리나라에도 구글이나 마이크로소프트 한국지사가 있기는 하지만 이들은 리서치 조직이 아닌 마케팅, 영업 조직이다. 

 

 

 

3️⃣ 세 번째는 '기존에 잘하고 있는 것과 연결'이다. 

이미 기울어진 운동장이라서 미국을 따라잡긴 어려우니, 한국의 강점을 살리자는 것이다. 

바로 AI와 반도체를 연결하는 것이다. 

엔비디아도 AI를 직접 개발하진 않지만, AI 기술 열풍이 불면서 가장 돈을 많이 번 회사이다. 

AI 기술을 활용하는데 필수적으로 GPU가 필요하고, GPU 관련 세계 1위 회사인 엔비디아가 실질적으로 엄청난 수혜를 본 것이다. 

나도 엔비디아 주식을 미리 사놓아서 다행이다. (더 살까?)

 

 

 

 

 

 


 

 

방학하고 한동안 퀄리티 있는 인사이트를 얻게 될 기회가 많이 없었는데, 이번주 특강을 통해 흥미로운 생각들을 많이 할 수 있어 좋았다. 

대학원이 적성에 너무 잘 맞는 것 같아 큰일이다. 

이러다가 회사로 다시 돌아갈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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